경제

미 원유 재고 급감에 국제 유가 1%↑…산유국 정책 향방에 ‘촉각’

수요일 국제 유가가 미국 내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약 1% 상승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주요 산유국들의 향후 생산 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동부 표준시 오전 10시 48분(1448 GMT)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6.35달러로 56센트(0.9%) 올랐으며,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66센트(1.1%) 상승한 63.01달러에 거래되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은 원유 재고 감소폭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8월 15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의 원유 재고가 60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80만 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화요일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한 240만 배럴 감소보다도 훨씬 큰 규모입니다.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인 존 킬더프는 “상당한 규모의 원유 재고 감소와 함께 수출이 반등했고, 정제 수요도 견조했다”며 “이는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강력한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산유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시장의 또 다른 주요 변수는 향후 원유 생산량 정책입니다. 실제로 전날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수요 우려와 맞물려 1% 이상 하락 마감한 바 있습니다. WTI는 5월 3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 협의체 내에서 향후 생산량 조절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정책의 향방은 다시 불투명해졌습니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공급 정책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도출될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가가 하루는 하락했다가 다음 날 반등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주요 유가 지표 현황과 가격 결정 구조

2025년 8월 18일 기준, 국제 유가의 주요 지표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66.54달러, WTI는 63.42달러, OPEC 바스켓유는 68.2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유럽의 브렌트유, 미국의 WTI, 그리고 OPEC의 바스켓유는 전 세계 원유 및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가장 중요한 벤치마크입니다.

대부분의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원유 가격은 수요와 공급, 재고량, 그리고 시장 심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원유는 2~3개월 후 인도될 물량을 미리 계약하는 선물 계약(futures contracts) 형태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향후 생산량과 소비량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 또는 ‘투기(speculation)’가 가격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이러한 유가 변동성의 극단적인 사례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적인 봉쇄 조치와 이동 제한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자 유가는 폭락했습니다. 여기에 최대 산유국들 간의 감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시장의 불안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후 감산 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되었지만, 이미 생산된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원유 저장 비용이 유가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2020년 4월 20일에서 22일 사이, WTI 가격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원유 시장의 가격이 수급 논리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와 시장 심리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