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축구팬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 선수들이 총출동한 ‘완전체’ 대표팀이었음에도, FIFA 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고전한 모습에 비난의 화살은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하고 있다.
5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붉은악마 응원단은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겨냥해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한국 축구의 암흑시대’, ‘현대 쩌리’, ‘피노키홍’, ‘일진놀이 몽규! 협회는 삼류!’ 등의 펼침막이 응원석을 가득 메웠고,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라는 구호가 경기장을 울렸다.
이날 경기는 홈팬들의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해 끝내 무득점 무승부로 끝났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로 체력이 급격히 소모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운 몸놀림과 부정확한 볼 터치가 이어졌다.
후반 34분과 41분에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강인 역시 공격 전개 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골키퍼와 맞선 일대일 기회에서 슈팅이 허공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라리 졌으면 덜 분했을 것”, “어제 경기는 마치 팔레스타인 홈경기 같았다”, “선수 기용과 배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축구협회 공식 SNS에는 “한국 축구는 끝났다”, “홍명보·정몽규 이제 그만두라”는 격앙된 반응이 이어졌다.
경기 후 수비수 김민재는 양손을 들어 관중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이 장면은 오히려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김민재는 공동취재구역에서 “못하길 바라는 응원을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으나, 팬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주장 손흥민은 “많은 기회를 놓쳐서 정말 미안하다”며 “오늘 경기를 반성하고 반드시 개선해 나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복귀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남긴 홍명보 감독은 “첫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첫 단추를 잘 꿰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앞으로 제가 견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홍 감독은 축구협회 일부 이사들의 독단적 결정으로 외국인 감독 후보들을 제치고 선임됐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오는 24일에는 축구협회 관련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