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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차세대 ‘캐시 몬스터’ 프로세서 개발 가속화… 인텔과의 경쟁 본격화

AMD, 대형 캐시 탑재한 차세대 라이젠 9 99XXX3D 개발 중

최근 AMD가 개발 중인 차세대 고성능 프로세서 ‘Ryzen 9 99XXX3D’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유출됐다. 해당 모델은 기존처럼 16개의 Zen 5 코어와 32개의 스레드를 탑재하면서도, 두 개의 CCD(Core Complex Die)에 걸쳐 128MB의 3D V-캐시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기존 모델보다 두 배 늘어난 용량으로, ‘캐시 몬스터’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비디오카즈(VideoCardz)의 보도에 따르면, AMD는 이러한 이질적인 캐시 구조가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적절히 처리되지 않을 경우 성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유명 개발자인 ‘1usmus’는 AMD가 2025년 1월까지만 해도 해당 구조를 비효율적인 경제성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최근 AI 기술의 발전과 대형 언어 모델의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전 프로토타입 존재… 현실화 가능성 높아져

사실 AMD는 올해 초부터 이와 유사한 설계를 실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PCGH는 지난 1월, 3D V-캐시가 두 배로 쌓인 Ryzen 9 7950X3D의 엔지니어링 샘플(ES)에 대해 보도한 바 있으며, 이는 128MB 캐시를 탑재한 Ryzen 9 9950X3D의 전조로 해석되기도 했다. 지금의 정황을 종합해보면, 이러한 ‘몬스터급’ 프로세서의 상용화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텔도 대형 캐시 CPU로 맞불… 경쟁 격화

AMD의 캐시 확장 전략은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사 인텔이 유사한 구조의 CPU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연이어 유출되며, AMD가 이에 대응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플랫폼 X 및 칩헬(Chiphell) 포럼에서 공유된 정보에 따르면, 인텔은 자사 차세대 플랫폼 ‘노바 레이크(Nova Lake)’에서 ‘BLLC(Big Last-Level Cache)’라는 대형 캐시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고 사양 모델의 경우 총 144MB의 캐시 용량(L3 + BLLC)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AMD의 9950X3D보다 16MB, 9800X3D보다 48MB 많은 수준이다. 다만, AMD가 향후 선보일 수 있는 192MB급 3D V-캐시 CPU보다는 적다.

아키텍처 차이… 접근성과 속도에서 갈린다

양사의 캐시 구조에는 결정적인 차이도 있다. 인텔이 모든 코어가 전체 BLLC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계획하고 있는 반면, AMD는 CCD 내에서만 제한된 범위의 고속 캐시 접근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AMD CPU에서는 각 코어가 전체 캐시의 절반 정도만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고도화된 패키징 기술이 경쟁의 핵심

캐시 용량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인텔에게도 새로운 전략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데스크톱 시장에서 해당 기술이 제외되어 왔다. 이는 캐시 확장으로 인한 성능 저하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MD의 Zen 5 기반 라이젠 9000 시리즈의 흥행과, 인텔의 코어 울트라 200S(Arrow Lake-S)의 기대 이하 성과가 맞물리며 전략적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인텔은 향후 고성능 캐시 탑재를 위해 Foveros 3D 패키징 및 고급 반도체 집적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AMD 역시 고속 캐시와 전력 효율을 모두 확보하기 위한 ‘스페셜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CPU 전쟁, 캐시 용량이 판가름할까

AI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CPU의 캐시 구조가 더욱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AMD와 인텔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맞붙는 가운데, 누가 더 효과적인 캐시 활용 구조와 패키징 기술을 제공하느냐가 차세대 CPU 시장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