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안전한 플라스틱, 어떤 기준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사실이다.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종류에 따라 안전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편의점 도시락 용기나 배달 음식 용기에 자주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은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환경호르몬이 배출되지 않는 안전한 재질이다.

환경호르몬 ‘비스페놀 A’란 무엇인가?

플라스틱에서 배출될 수 있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은 ‘비스페놀 A’(BPA)다. 이는 아세톤 한 분자와 페놀 두 분자가 결합된 화합물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적으로 유사해 내분비계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축적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체내에 들어간 비스페놀 A가 성조숙증이나 성기능 장애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비스페놀 A가 비만을 유발하거나 간 건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비스페놀 A가 많이 검출되는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그중 비스페놀 A가 가장 많이 포함된 재질은 폴리카보네이트(PC)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투명하고 단단한 성질을 지녀 건축 외장재나 일부 생활용품에 사용된다. 하지만 내열성이 약해 100도 이상의 온도에서 변형될 가능성이 크다. 전자레인지 내부 온도가 100도 전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변형되면서 비스페놀 A가 방출될 위험이 있다.

전자레인지 사용을 피해야 할 플라스틱 종류

전자레인지 사용 시 피해야 할 플라스틱은 폴리카보네이트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폴리스티렌(PS) 이 있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의 원료로 사용되며, 폴리스티렌은 컵라면 용기 등에 사용된다. 이 두 소재는 녹는점이 150도 전후로 비교적 낮아 전자레인지 가열 시 변형되거나 유해 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랩(비닐 랩)에 사용되는 폴리비닐 클로라이드(PVC) 는 열을 가하면 환경호르몬 외에도 독성가스와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방출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PVC 소재 랩을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면 음식에 유해 성분이 스며들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 사용을 피해야 한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은?

반면, 편의점 도시락 뚜껑이나 배달 음식 용기는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비교적 안전하다. 이는 주원료가 폴리프로필렌(PP) 이기 때문이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밀도가 낮고 내열성이 강해 전자레인지 가열에도 변형이 적고 환경호르몬이 방출되지 않는다. 그래서 식품 용기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전자 제품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전자레인지 사용 시 안전한 플라스틱 고르는 법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을 사용할 때는 용기 바닥에 표시된 재활용 기호 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호 ‘5번(PP)’ 이 적힌 제품은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3번(PVC)’, ‘6번(PS)’ 이 적힌 용기는 전자레인지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 를 명확하게 표기한 용기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용기에는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으며, 이러한 제품을 선택하면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결론

플라스틱을 전자레인지에 넣을 때는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보다는, 어떤 플라스틱이 안전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폴리프로필렌(PP)처럼 내열성이 강한 소재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스티렌(PS), 폴리비닐 클로라이드(PVC)처럼 내열성이 낮거나 유해 물질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는 플라스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플라스틱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사용하면, 건강을 지키면서 편리하게 전자레인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