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년이 넘는 개발 기간 끝에 OpenAI가 마침내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인 GPT-5를 공개했습니다.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엄청난 기대 속에서 출시되었지만, GPT-5는 기술적 성과와는 별개로 사용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며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기대와 실망이 교차한 GPT-5 출시
이전 GPT 시리즈의 주요 업데이트는 AI 연구자와 사용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2023년 3월 GPT-4가 출시되었을 때, 옥스퍼드 대학의 마이크 우드릿지 교수는 “GPT-3가 AI 커뮤니티에 엄청난 흥분의 물결을 일으켰다면, GPT-4의 멀티모달 기능은 새로운 가능성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GPT-5가 가져올 혁신을 고대해왔습니다.
샘 올트먼 OpenAI CEO는 출시 직전 “이전 모델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획기적”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영화 ‘스타워즈’의 거대 병기 ‘데스스타’ 이미지를 X(구 트위터)에 게시하며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사용자들은 ‘GPT-5’라는 이름의 데스스타가 ‘나의 화이트칼라 직업’이라는 행성을 파괴하는 패러디 이미지를 만들며 열광했습니다.
그러나 GPT-5가 공개되자마자 분위기는 급반전되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는 비판적인 게시물이 24시간 만에 4,600개 이상의 추천을 받는 등 전 세계 사용자들 사이에서 실망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기술적 혁신과 시장의 재편
사용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GPT-5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명한 기술적 도약을 이루었습니다. 첫째, 모듈식 코어 아키텍처를 통해 작업을 동적으로 라우팅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둘째, 여러 분야에 걸쳐 박사급 추론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료 구독자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도 최첨단 모델을 무료로 공개하는 파격적인 접근성을 채택했습니다.
OpenAI의 이러한 전략은 AI 시장의 기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며칠 뒤, 경쟁사인 일론 머스크의 xAI는 자사 최신 모델인 Grok4를 무료로 제공하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로써 최첨단 AI 모델의 ‘무료화’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논란의 중심, GPT-4o의 부재
그렇다면 사용자들은 왜 이토록 실망한 것일까요? GPT-5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줄고, 코딩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멀티모달 추론과 사실 정확도가 높아지는 등 분명한 성능 개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OpenAI가 기존 모델인 GPT-4o를 단종시킨 결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수많은 충성 사용자들은 GPT-4o의 친숙하고 따뜻하며 독특한 개성을 그리워했습니다. 그들에게 GPT-5는 더 똑똑해졌을지언정, 인간미가 사라진 차가운 기계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용자들은 GPT-4o를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여기고 있었기에, 일방적인 단종 조치는 신뢰의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거센 반발에 부딪힌 OpenAI는 결국 유료 사용자를 위해 GPT-4o를 복원하고, 향후 모델에 GPT-4o의 감성적 뉘앙스를 더 많이 반영하겠다고 약속하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인간과 AI의 신뢰 관계를 재정의하다
이번 사태는 인간과 AI의 신뢰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에 대한 신뢰를 세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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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Capability): AI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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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Calibration): AI가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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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Connection): AI가 사용자와 공감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
GPT-5는 ‘능력’과 ‘조정’ 측면에서 진보했지만, ‘연결’에서 실패했습니다. 반면 GPT-4o는 바로 이 ‘연결’에서 강점을 보였습니다. 사용자들은 객관적으로 더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시스템보다, 감성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지고 자신을 이해해준다고 느끼는 시스템에 더 큰 애착을 보인 것입니다. 이는 기본적인 정확성이 충족된다면, 감성적 신뢰가 사용자의 재이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산업계에서는 AI 도입 가속화
최종 사용자들이 AI의 ‘개성’과 ‘신뢰’를 두고 논쟁하는 동안, 산업 현장에서는 생성형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IT 기업 MIXI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선도적 사례입니다.
MIXI는 스마트폰 게임 ‘몬스터 스트라이크’, 사진 공유 앱 ‘미테네’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성공시킨 기업으로, 일찍이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일본 기업 중 선도적으로 ChatGPT Enterprise를 전사 도입했습니다. OpenAI와의 협력을 통해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후 전 직원으로 확대 적용하여 수많은 활용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일부 부서에서는 프로젝트에 따라 업무 시간을 90% 이상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GPT-5의 출시는 단순히 기술적인 이정표를 넘어, AI 개발의 무게중심이 순수한 성능 향상에서 인간과의 감성적 교감 및 신뢰 구축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